
신안 팔금면에 있는 팔금도 왕새우 직판장을 방문했습니다. 같이 일하는 의과 선생님이 한 번 꼭 가보라고 추천했던 곳으로, 근처에서 낚시를 하다가 저녁을 해결하려고 들렀습니다. 당일 동선으로는 낚시에 딸린 식사였지만, 먹고 나니 이쪽도 따로 목적지가 될 만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새우 자체도 좋았습니다. 다만 이 집을 소금구이만 맛있는 곳으로 기억하면 조금 아깝습니다. 몸통을 먹은 뒤 따로 조리해 주는 머리튀김이 있는데, 이날 가장 강한 인상을 남긴 건 오히려 그쪽이었습니다. 메뉴판에서는 뒤에 붙어 있지만 맛까지 조연은 아니었습니다.

| 항목 | 내용 |
| 현장 상호 | 팔금도 왕새우 직판장 |
| 지도 등록명 | 백제양식장 |
| 주소 | 신안군 팔금면 중부로 1093 |
| 운영 안내 | 방문 당시 직접 문의했을 때 10월 31일까지 운영한다고 안내받음 |
| 주차 | 아무데나 |
먼저 이름부터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현장 간판은 팔금도 왕새우 직판장, 네이버 지도에는 백제양식장으로 나옵니다. 양식장이라는 이름이 떠도 다른 곳을 찍은 것은 아닙니다. 제가 방문한 곳이 이 주소입니다.
식당 이름으로 내비게이션이 잘 잡히지 않으면 백계선착장을 방향 잡는 기준으로 삼는 방법도 있습니다. 들어가는 길에 노란 왕새우 깃발이 여럿 보였습니다. 다만 선착장 자체가 식당은 아니므로 마지막에는 주소와 현장 간판을 대조하면 됩니다.
상시 영업하는 일반 식당이라기보다는 새우철에 맞춰 한시적으로 여는 곳으로 이해했습니다. 9월에는 영업 중이었고, 방문해서 직접 물어보니 10월 31일까지 한다는 답변을 들었습니다. 당시 안내받은 일정이니, 방문 전에는 영업 여부와 시간을 다시 확인하는 편이 좋겠습니다.
1. 소금구이도 좋았지만, 머리튀김은 더 좋았다
들어가서 먼저 놀란 것은 손님 수였습니다. 위치만 보면 목포에서 초행으로 들어오는 사람은 한 시간쯤 잡겠다는 생각이 들 만큼 외진 곳인데, 안에는 사람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이 많은 사람들이 다 어떻게 알고 찾아왔나 싶었습니다. 길은 외졌는데 새우 먹는 사람들의 정보망은 그렇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아치형 지붕 아래로 전구가 줄지어 걸려 있고, 파란 플라스틱 의자와 식탁이 길게 들어서 있습니다. 중앙 선반에는 휴대용 버너들이 쌓여 있습니다. 세련된 인테리어로 분위기를 잡는 식당과는 거리가 있지만, 새우를 구워 먹는 목적에는 이런 풍경도 제법 잘 어울립니다. 공간의 성격이 분명합니다.

수조도 많았습니다. 식당 입구에 구색으로 어항 하나 놓아둔 정도가 아니라, 여러 수조가 이어지고 그 안에 전부 새우가 있었습니다. 머리 위 현수막에도 새우, 물속에도 새우입니다. 무엇을 먹으러 온 곳인지 다른 설명이 끼어들 틈이 별로 없습니다.
이날 주문한 것은 왕새우소금구이 500g, 새우회, 새우라면, 간장새우밥이었습니다.

주문하면 살아 있는 새우를 소금 위에 올려 주고 불을 켭니다. 팬에 소금을 깔고, 그 위에서 새우를 익혀 먹는 방식입니다. 수조에서 보던 새우가 식탁 위 조리로 이어지니 현지에 와서 먹는다는 감각이 꽤 직접적입니다.

왕새우라는 이름에서 상상할 법한, 크기 하나로 사람을 압도하는 새우는 아니었습니다. 대신 실하고 고소했습니다. 크기가 얼마나 대단한지 보여주는 것과 먹었을 때 만족스러운지는 별개의 문제인데, 이쪽은 후자가 좋았습니다. 새우 자체가 맛있으니 소금구이라는 단순한 구성이 아쉽지 않았습니다.
신안 새우가 유명하다는 이야기는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현지에서 제대로 먹어본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이름으로 알고 있는 것과 직접 먹고 기억하는 것은 확실히 다릅니다. 이 정도면 새우를 먹으러 여기까지 들어오는 일도 이해가 된다 싶었습니다.
그 판단을 한 단계 더 밀어 올린 접시가 있었습니다.

소금구이를 먹고 나면 머리를 가져가 따로 조리해서 내줍니다. 메뉴판에 소금구이와 함께 적혀 있는 머리튀김입니다. 몸통을 먹은 뒤 이어지는 구성이지만, 맛의 비중까지 뒤쪽에 놓을 수는 없었습니다.
이건 정말 말도 안 되게 맛있었습니다.
소금구이의 만족을 조금 연장해 주는 정도가 아닙니다. 몸통도 맛있게 먹었는데, 머리튀김을 먹으니 이쪽을 더 높게 평가하게 됐습니다. 이쯤 되면 소금구이에 머리튀김이 딸려오는 건지, 머리튀김을 먹기 위해 소금구이를 거치는 건지 잠깐 주객이 바뀝니다.

버터를 쓰는 건지까지는 모르겠습니다. 다만 공기밥을 따로 시켰다면 이것만으로 두 공기는 먹을 수 있었겠습니다. 대충 고소하네 하고 넘어갈 수준이 아니라, 머리튀김 하나를 두고 식사 구성을 다시 짜고 싶어질 정도였습니다. 메뉴판의 작은 더하기 기호가 생각보다 큰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새우회의 사진입니다. 자극적이진 않아도 무난했습니다. 양은 적지만, 가격도 15,000원이라 납득할 만합니다.

새우가 들어갔다고 모든 메뉴를 같은 강도로 권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새우라면은 6,000원입니다. 제가 먹기에는 시중 라면 한 개에 새우 두 마리와 약간의 채소를 넣고 끓인 정도의 맛이었습니다. 새우가 들어 있는 것은 분명한데, 국물에 별도의 해물맛이 충분히 우러났다는 느낌은 없었습니다. 새우가 들어간 라면과 새우 맛이 나는 라면은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쪽은 제 입맛에 전자에 가까웠습니다.
라면 자체가 먹고 싶다면 고를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새우집에서 먹는 만큼 평소와 다른 국물을 기대하고 주문할 메뉴는 아니었습니다. 이 정도 구성과 맛에 6,000원은 조금 비싸게 느껴졌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라면이 당기는 상황이 아니라면 굳이 주문하지 않는 쪽을 권합니다.
간장새우밥도 6,000원인데, 이쪽은 무난했습니다. 머리튀김에 쏟아놓은 감탄사를 다시 꺼낼 정도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나쁘지도 않았습니다. 식사를 더 채우고 싶다면 라면보다는 이쪽을 고르겠습니다. 강하게 추천할 별미라기보다 밥이 필요한 자리를 무난하게 채워주는 메뉴입니다.
2. 메뉴 정보

가격은 방문 당시 촬영한 메뉴판 기준입니다.
| 메뉴 | 가격 |
| 왕새우소금구이 + 머리튀김 1kg | 45,000원 |
| 왕새우소금구이 + 머리튀김 500g | 30,000원 |
| 새우라면 | 6,000원 |
| 간장새우밥 | 6,000원 |
| 새우주먹밥 | 6,000원 |
| 새우회 | 15,000원 |
| 통새우튀김 | 10,000원 |
| 새우튀김 | 15,000원 |
| 음료 | 2,000원 |
직판장이라는 말이 곧 저렴하다는 뜻은 아닙니다. 제게는 가격이 조금 세게 느껴졌습니다. 다만 그 안에서도 중량 선택에 따른 차이는 꽤 큽니다.
500g은 30,000원, 1kg은 45,000원입니다. 15,000원을 더 내면 양은 두 배가 됩니다. 100g당 가격으로 바꾸면 500g 주문은 6,000원, 1kg 주문은 4,500원입니다. 1kg 쪽의 단위 중량당 가격이 25% 낮습니다. 단순히 큰 것을 시키면 조금 이득이라는 수준은 아닙니다.
그래서 둘이 새우를 아끼지 않고 넉넉하게 즐길 생각이라면 1kg을 추천합니다. 이날 저는 500g을 먹었지만, 둘이 주문을 고르는 상황이라면 제 선택은 1kg 쪽입니다. 누구에게나 1kg이 정량이라는 뜻은 아니고, 새우를 중심에 놓고 충분히 즐기려는 경우의 이야기입니다.
단가 계산을 길게 했지만 결국 취지는 간단합니다. 새우를 먹으러 갔으면 새우를 좀 넉넉히 먹자는 것입니다. 이번에는 계산기도 식욕의 편입니다.

생물 포장과 전국 택배도 안내되어 있었습니다. 메뉴판에 적힌 배송료는 4,000원이며 새우 구매금액과는 별도입니다. 현장에서는 주문하는 사람들도 제법 있는 듯했습니다. 다만 택배용 생물 가격은 매장 소금구이 가격과 같다고 볼 근거가 없으므로 별도로 확인하는 편이 좋겠습니다.
3. 총평
★ : 3.2
팔금도 왕새우 직판장은 새우철에 신안에 왔을 때 일부러 들를 이유가 있는 곳이었습니다. 살아 있는 새우를 현장에서 소금구이로 먹는 경험도 좋았고, 그 뒤의 머리튀김은 단순한 곁들임 이상의 만족을 줬습니다. 특정한 시기에 찾아가야 하는 곳이라는 점도 이 식사를 조금 더 특별하게 만들었습니다.
가격이 마냥 저렴한 집은 아니고, 사이드까지 전부 훌륭하다고 말할 생각도 없습니다. 대신 이 집에서 무엇을 먹어야 하는지는 꽤 분명합니다. 새우 자체를 충분히 즐기고 머리튀김까지 먹는 것입니다. 식사가 더 필요하면 간장새우밥 정도를 곁들이겠습니다.
제가 신안에서 먹어본 범위에서는 이 정도로 새우를 즐길 만한 곳을 아직 보지 못했습니다. 다른 지역에서 새우를 먹으러 이곳까지 온다는 것도 어느 정도 이해됩니다. 운영하는 시기에 신안에 올 계획이 있다면, 특히 퍼플섬이나 라마다호텔 방문을 생각하고 있다면 일정에 한 번 넣어볼 만한 곳입니다.
먹을 때는 몸통부터 시작했지만, 이 집을 떠올리는 순서는 머리부터입니다.
참고)
★★★★ : 범지구적인 맛집, 다른 나라에서 일부러 찾아올 가치가 있음. 이 식당 자체가 여행 목적이 될 수 있음.
★★★ : 전국구 맛집, 해당 지역에 방문한다면 일부러 들를 가치가 충분함. 전국적으로 경쟁력 있음.
★★ : 지역구 맛집, 근처에 있다면 만족스럽게 방문할 만함. 지역 내에서 준수한 선택지.
★ : 동네 식당 수준, 특별한 강점은 적고, 재방문 가능성은 낮음.